이번에 충주에 있는 다농바이오 증류소를 방문했다. 다농바이오는 전통주 가무치와 수록을 만드는 곳으로 유명한데, 우리도 올해 바 앤 스피릿쇼에서 시음해 보고 완전 반해서 이번에 친구들과 함께 다녀오게 되었다.
아직 공식적인 투어 프로그램이 완전히 오픈된 상태는 아니지만, 친구가 따로 연락을 해서 비공식 투어 형태로 현장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투어는 최소 인원 4명 이상일 때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서, 우리는 딱 맞춰 5명이 팀을 꾸려 충주로 출발했다.
충청북도 충주
충주하면 요즘 충주맨이 유행인데, 우리도 충주 맛집 정보를 찾다가 충주맨이 소개했다고 해서 '중앙탑면막국수'라는 식당을 방문했다.
중앙탑공원 앞에 막국수 거리가 있는데 비슷한 이름이 많으니 찾아갈 때 조심..! 사실 우리도 바로 건너편에 있는 '중앙탑막국수' 갈 뻔했다. 거기도 맛집으로 방송도 탄 곳이었는데 우리는 그냥 처음 목표한 충주맨 맛집으로 향했다.
위치는 중앙탑공원 입구 바로 앞에 있었고 주차는 앞에 네다섯대 정도 할 수 있는데 근방이 다 주차장이라 주차는 쉬웠다.

사실 이쪽 동네 막국수가 유명한 이유는 치막(?)을 할 수 있기 때문. 메밀가루에 튀긴 치킨에 메밀막국수를 먹을 수 있는데 조합이 신선했다 ㅋㅋㅋㅋ 사실 맛은 그냥 맛있는 막국수랑 맛있는 치킨이었음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쯤 먹어볼 만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물막국수가 맛있었는데 동행 중에서는 비빔막국수가 더 나았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이건 취향대로 시켜 먹으면 될 것 같다.

밥 먹고 앞에 있는 중앙탑공원 한번 돌면 좋을 것 같았는데, 우리는 뒤에 투어 일정이 잡혀있어서 식사를 마치고 바로 다농바이오로 향했다.
다농바이오
다농바이오는 2017년, 이 부지를 매입하면서 시작되었다. 당시 사장님은 이 공간에서 어떤 사업을 해야 할지 수년간 고민했다고 한다. 원래 유통업계에서 일하시던 분이라 여러 사람들과의 인연이 많았고, 그 과정에서 지역 농산물과 술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류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한다. 단순한 일회성 창업이 아니라 “오래도록 이어갈 수 있는 브랜드와 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된 만큼, 현재도 가족들과 함께 증류소를 운영하며 사업을 확장해 가는 중이었다. 아직은 성장 단계에 있는 작은 양조장이지만, 기반을 단단히 다져가며 조금씩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루어리 정보
찾아가는 길
자차/택시
충청북도 충주시 대소원면 메가폴리스1로 117 가동 다농바이오
대중교통
서충주고속버스정류소 또는 충주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차 후 버스 112-1 또는 택시 탑승
투어 정보
- 가격: 2만원/인 (4인 이상 투어 가능)
- 소요시간: 팀에 따라 상이, 약 2시간
투어 후기
다농바이오에 들어서면 입구에 제품 라인업을 전시해 둔 작은 공간이 있다. 화려하진 않았지만, ‘수록’, ‘가무치 25’, ‘가무치 43’, 그리고 ‘충주하이볼’까지.. 사실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제품들이라 이게 오히려 이곳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기에 앞으로 계속 제품이 늘어나서 저 테이블이 부족할 날이 올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딱 내부에 들어서면 눈길을 끄는 바가 보인다. 자세히 보면 다농바이오의 출시 제품뿐만 아니라 개발중인 제품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렇게 회사 곳곳에 개발의 흔적이 보인다. 그 노력의 흔적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많은 곳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곳에서 수상을 하셨다고 한다.

라인 투어 중에는 발효조에서 진짜 발효중인 술을 볼 수 있었다. 3단 담금 방식을 채택해서 효모가 효율적으로 도수를 올리고 발효가 잘 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다농바이오의 '막걸리'라고 할 수 있는 액체는 산도가 높고 도수가 높고 드라이한 게 특성이라고 한다. 이건 따로 제품화하지는 않고 있다고 했다.

증류소의 꽃인 증류탑! 어떤 증류소를 가든 각각의 증류탑이 주는 느낌은 다르지만 항상 멋있는 것 같다. 다농바이오는 상압방식의 증류를 사용하여 맛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증류탑에 단이 엄청 많고 정제농축을 두번이나 해서 최대한 많은 향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증류된 액체가 담긴 수조의 뚜껑을 잠깐 열어주셨는데 넘어오는 향이 엄청 강했다. 이걸 필터링해서 이제 제품이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라인투어를 끝나고 나오면 작은 연구실(?)이 나오는데 여기서 많은 제품들이 탄생했겠지..?

그리고 대망의 오크통 숙성실! 여기에서 어떤 오크통의 종류가 있는지 어떻게 숙성하고 있는지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의외로 버진오크통이 다른 오크통 (셰리, 미즈나라, 와인 등) 중에서 제일 비싸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왼쪽에는 술을 숙성하고 있는 오크통이 있었고 오른쪽에는 대기중인 오크통들이 있었다.

제일 많이 사용하는건 버팔로트레이스의 버번캐스크라고 했는데 그 외에도 정말 다양한 오크통 종류를 볼 수 있었다.

중간에 보이는 귀여운 그림도 있고 ㅎㅎ

그리고 진짜진짜 메인인 시음시간 ㅎㅎㅎㅎㅎ 사실 이 시간만을 기다린 것 아니겠습니까? 가볍게(?) 그렇지만 아주 중요한 라인업인 가무치를 25도, 43도, 63도 순서대로 맛보게 해 주셨다.
| 가무치 | 맛 | 향 | 총평 |
| 25도 | 강한 쌀맛 | 거의 없음 | - 한식주점에서 안주와 곁들이면 좋을 맛 - 가벼우면서도 은은한 쌀 향이 기분좋았음 |
| 43도 | 은은한 쌀맛 | 다양한 향 | - 하이볼, 토닉 등에 타먹으면 그 향과 맛을 더욱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잘 함 |
| 63도 | 세지만 맛있는 쌀맛 | 과일향이 강하게 남음 | - 이 자체로 너무 맛있음. 위스키 먹듯이 먹으면 됨 - 하지만 제품으로 판매를 안하는 중 |

그리고 점점 늘어나는 술 ㅎㅎ 순서대로 수양미로 만들고 탄금향이 난다는 탄 no.458, 그다음 STR 캐스크 술, 마지막으로 아몬티야도/버번 캐스크 혼합숙성 술까지 아직 제품화는 되지 않았지만 가능성 있는(?) 술들을 선보이셨다.
탄 no.458은 누룽지 향에 딱 맛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버번캐스크에서 숙성해서 그런지 약간의 스파이시함을 느낄 수 있었다. STR캐스크에서 숙성했다는 술은 처음에는 스파이시하지만 마지막에 오는 은은한 쌀맛이 신선했다. 위스키와 전통주가 조화롭게 섞인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에 보이는 아몬티야도 옥타브캐스크랑 버번캐스크에서 숙성한 술은 조금 더 스파이시한 피니쉬가 길었다. 마찬가지로 마지막에 쌀맛이 남는 게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위스키 효모로 발효해서 만든 가무치랑 토니포트 캐스크 숙성 술, 그리고 수록 시그니처. 말해 모해 하나하나 너무 맛있었고 특히 토니포트캐스크에서 숙성했다는 술은 카발란 마데이라캐스크처럼 향이 쫙 퍼지고 바로 제품으로 내보내도 손색없을 것 같았다. 다 먹고 남은 잔에 남은 향도 너무 향기로워서 계속 코 박고 향 맡고 있었다 ㅎ 특이하게 위스키 효모로 발효해서 만든 가무치는 왠지 고량주 향이 나더라는..? 발효의 세계는 정말 신기한 것 같다 ㅎㅎ 수록 시그니처는 이 모든 걸 먹고 나니 뭔가 성숙하고 정제된 어른의 맛이었다. 역시나 다양하고 화려한 향에 쌀 특유의 단맛을 잘 이끌어낸 맛이었다. 다음 버전도 너무나 기대되는 맛...

그리고 이건 말 안 할 수 없었던 포인트 중 하나... 시음때 안주를 준비해 주셨는데, 이렇게 안주를 정성껏 준비해 주는 양조장은 처음 본 것 같다. 그냥 친구집에 놀러 갔을 때 친구 어머니가 준비해 주시던 간식같이 푸근했다. 그리고 느낀 사실은... 여기서 나오는 술들은 왜인지 이 안주들과 기가 막히게 어울렸다. 술을 빛내 주었던 또 하나의 조력자.. <3

마치며
확실히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라, 다른 유명 양조장들처럼 화려하게 꾸며져 있거나 볼거리 위주의 공간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신 그 빈자리를 정직한 설명, 직접 만든 술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진짜 ‘현장감’이 채워주고 있었다. 사장님뿐만 아니라 함께 계신 직원분들까지 모두 자신의 술을 정말 사랑하는 게 느껴졌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다. 우리가 던지는 작은 질문이나 피드백도 흘려듣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여 주시는게 너무나 인상 깊었고, 전반적으로 우리를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나중에는 투어를 온 것이 아닌 친한 친구 집에 놀러 온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요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는 만큼, 이 열정이 오래 이어져서 지역 기반 증류소의 좋은 사례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새로운 술을 개발하려는 모습에서 ‘이곳은 앞으로 더 성장할 수밖에 없겠다’는 확신도 들었다. '수록'이라는 이름이 '거두어 기록하다'라는 뜻을 가진 만큼 계속 기록되어 기억에 남는 증류소가 되길 바라며 응원하는 마음을 보내고 싶다.